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로널드 드워킨 (문단 편집) ==== 정치적 정당성 논거 ==== 드워킨은 [[표현의 자유]]를 적극 옹호한 학자로도 알려져 있다. [[포르노|포르노그래피]] 불법화를 옹호한 [[캐서린 맥키넌|매키넌(Catharine A. MacKinnon)]]과의 논쟁 그리고 [[증오발언]] 규제를 둘러싼 월드론(Jeremy Waldron)과의 논쟁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그의 사상을 보여준다. 그는 표현의 자유를 민주주의에 불가결한 요소로 파악한다. 드워킨은 자유롭게 의견이 교환되는 사상의 자유시장(marketplace of ideas)이 진리의 발견에 이바지한다는 [[존 스튜어트 밀|고전적인 견해]]로는 포르노그래피처럼 정치적 혹은 지적 토론에 기여하지 못하는 표현을 옹호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Ronald Dworkin, “Women and Pornography,” ''NYREV'' (Oct 21, 1994), pp.36; Ronald Dworkin, “A New Map of Censorship,” ''Index on Censorship'' (May 1, 1994), pp.12] 그럼 우리는 어떤 이유에서 그런 유형의 표현을 보호해야 한단 말인가? 이 같은 의문에 대해 그는 민주주의에서 정치과정의 결정, 곧 입법과 정책이 정치적 정당성(political legitimacy)을 갖추기 위해 표현의 자유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응답한다. 공권력을 사용한 법 집행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조건은 단지 그 법이 다수결 절차를 거쳤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개개인에게 자기 의견, 신념, 편견 등을 표현할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지 않았다면 다수의 결정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Ronald Dworkin, “A New Map of Censorship,” ''Index on Censorship'' (May 1, 1994), pp.12-13] 드워킨은 우리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 예컨대, 장애나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고용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을 채택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불공정이나 불평등을 키운다고 생각되는 표현을 금지함으로써 집단적 의견이 형성되는 과정에 개입하게 되면 그 과정을 거쳐 형성된 법의 정당성이 손상된다. 따라서 법을 강제하고자 한다면, 가령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이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성 정체성]]에 따른 고용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준수하라고 강제하려면 성소수자에게 모욕적인 표현을 금지해서는 안 된다.[* Ronald Dworkin, “A New Map of Censorship,” ''Index on Censorship'' (May 1, 1994), pp.14; Ronald Dworkin, “Foreword,” in Ivan Hare & James Weinstein(eds.), ''Extreme Speech and Democracy'' (Oxford Univy Press, 2009), pp.ⅷ] 드워킨은 표현의 자유를 단지 정치적 표현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삶은 정치적 환경[* 가령 정치인의 연설, 정당의 선전, 정치방송 등] 외에도 도덕적 환경[* 공동체의 관습과 문화, 대중적 의견이나 취향, 편견 등]에 영향을 받으며, 입법과 정책은 주로 후자에서 결정된다.[* Ronald Dworkin, “Women and Pornography,” ''NYREV'' (Oct 21, 1994), pp.41; Ronald Dworkin, “A New Map of Censorship,” ''Index on Censorship'' (May 1, 1994), pp.13] 그러므로 도덕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권한을 누가 가져야 하는지는 근본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정치적 평등이라는 이상과 일치하는 답은 누구든 그가 가진 신념이나 취향이 불쾌하다는 이유로 도덕적 환경에 기여할 자격을 박탈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Ronald Dworkin, “Women and Pornography,” ''NYREV'' (Oct 21, 1994), pp.41] 이러한 드워킨의 논변은 그가 민주주의의 조건으로 기술한 윤리적 독립성과 일관된다. 우리가 [[전체주의|획일적 전제(monolithic tyranny)]]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삶의 중심적 가치에 대한 윤리적 판단의 책임은 개인에게 남겨져야 한다.[* Ronald Dworkin, “Equality, Democracy, and Constitution: We the People in Court,” ''Albera L Rev'' (vol.28, no.2, 1990), pp.340] 정부는 그것이 합리적이든 아니든 특정한 신념, 선호, 취향 등을 규제함으로써 개별 시민의 윤리적 독립성에 관한 권리[* 이러한 권리는 삶에 대한 시민의 자기 책임과 관련된 권리로서, [[양심의 자유|양심과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언론과 표현의 자유]], [[참정권|정치활동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이 있다.]를 침해할 수 없다.[* Ronald Dworkin, “Reply to Jeremy Waldron,” ''The Content and Context of Hate Speech: Rethinking Regulation and Responses'' (Cambridge Univ Press, 2012), pp.342] 포르노그래피가 여성의 발언권을 약화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드워킨은 이 주장이 “발언을 고무하는 환경에 대한 권리” 그리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른 사람들이 파악하고 존중하게 할 권리”가 표현의 자유에 포함된다는 명제를 전제하는데, 이 권리는 어느 사회에서도 인정되거나 시행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Ronald Dworkin, “Women and Pornography,” ''NYREV'' (Oct 21, 1994), pp.38] 매일 각기 다른 취향과 신념을 가진 이들에게 조롱과 멸시가 가해지고, 그것은 그들의 발언 의욕을 꺾으며 그들이 관심받는 것을 저해한다. 그러나 그런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가령 [[지구평면설|지구가 평평하다]]고 믿거나 [[창조설]]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그러한 권리가 있다고 가정함은 터무니없다는 것이 드워킨의 주장이다.[* 다른 예로, [[쿠 클럭스 클랜|백인우월주의자]]도 사람들로부터 비난과 경멸을 받는다. 그러나 백인우월주의자에게 그런 권리가 있다고 전제한다면, 우리는 [[백인우월주의|그 신념]]을 모욕할 때마다 그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는 증오발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민주주의에서는 누구도 타인의 발언으로 불쾌하지 않을 권리를 가질 수 없다.[* Ronald Dworkin, “The Right to Ridicule,” ''NYREV'' (Mar 23, 2006), pp.44; Ronald Dworkin, “Foreword,” in Ivan Hare & James Weinstein(eds.), ''Extreme Speech and Democracy'' (Oxford Univy Press, 2009), pp.ⅷ] 또한, 드워킨은 자유를 일정 부분 타협함으로써 평등을 촉진할 수 있다는 “평등주의” 논거[* 큰따옴표는 드워킨이 원문에서 표시한 부분(“equalitarian” argument)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이 논거가 전통적인 평등에 대한 이해와 구분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드워킨은 이 논거가 사회적 약자 집단만 멸시와 조롱을 받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포르노가 여성의 발언권을 약화한다”는 앞의 논변과 다르다고 본다. Ronald Dworkin, “Women and Pornography,” ''NYREV'' (Oct 21, 1994), pp.41]가 평등에 대한 그릇된 이해에 기초한다고 보고,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평등이 상치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차별적 견해를 가진 시민의 참정권을 박탈하는 것은 차별받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지만, 이는 명백히 위헌이다. 드워킨은 누구든 비열한 의견을 가졌기 때문에 투표권을 박탈당해서는 안 되듯이 듣기 불쾌하다는 이유로 발언할 권리를 부정당해서는 안 되며, 바로 그 점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헌법#s-3.2|수정헌법 제1조]]가 정치적 평등에 기여한다고 웅변한다.[* Ronald Dworkin, “Women and Pornography,” ''NYREV'' (Oct 21, 1994), pp.41] 전술한 정치적 정당성 논거에 대한 비판은 훗날 월드론(J. Waldron)에 의해 제기되었다.[* Jeremy Waldron, “Hate Speech and Political Legitimacy,” in Michae Herz & Peter Molnar(eds.), ''The Content and Context of Hate Speech: Rethinking Regulation and Responses'' (Cambridge Univ Press, 2012). 이 논문의 발전된 판본은 월드론의 저서 『증오발언의 해악(The Harm in Hate Speech)』에 수록되었다. “Ronald Dworkin and the Legitimacy Argument,”(Chap.7) in ''The Harm in Hate Speech'' (Harvard Univ Press, 2012) 이 저서의 번역서가 국내에 출판되었다. 역자는 [[홍성수]] 교수다. 제러미 월드론. ''혐오표현, 자유는 어떻게 해악이 되는가?'' (고양: 이후, 2017)] 드워킨은 정당성이 정도의 문제이며 결함 있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 제정된 모든 법이 시민저항을 정당화하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Ronald Dworkin. ''Is Democracy Possible Here?'' (Princeton Univ Press, 2006), p.97. 월드론도 해당 저작에서 드워킨이 정당성은 정도의 문제임을 밝혔다는 점을 인지한다. Jeremy Waldron, “Hate Speech and Political Legitimacy,” in Michae Herz & Peter Molnar(eds.), ''The Content and Context of Hate Speech: Rethinking Regulation and Responses'' (Cambridge Univ Press, 2012), p.334], 정당성을 고집하는 것이 더 나빴을 수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정당성의 훼손을 옹호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Ronald Dworkin, “Reply to Jeremy Waldron,” in Michae Herz & Peter Molnar(eds.), ''The Content and Context of Hate Speech: Rethinking Regulation and Responses'' (Cambridge Univ Press, 2012), pp.341]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